
새벽 한 시 울타리에 주렁주렁 달린 호박꽃엔 한 마리 반딧불이 날 찾는 듯 반짝거립니다.
아, 멀리 계신 님의 마음 반딧불이 되어 오셨습니까?
삼가 방문을 열고 맨발로 마중 나가리다.
창 아래 잎잎이 기름진 대추나무 사이로 진주같이 작은 별이 반짝거립니다.
당신의 고운 마음 별이 되어 날 부르시나이까.
자던 눈 고이 닦고 그 눈동자 바라보리다.
후원 담장 밑에 하얀 박꽃이 몇 송이 피어 수줍은 듯 홀로 내 침실을 바라보나이다.
아, 님의 마음 저 꽃이 되어 날 지키시나이까.
나도 한 줄기 미풍이 되어 당신 귀에 불어가리다.
- 노자영 시, <여름밤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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