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에게 받은 사랑, 이제 제가 돌려드릴 차례입니다.”

 가끔은 말보다 행동이 더 깊은 울림을 줄 때가 있습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이야기가 바로 그렇습니다. 27년간 대전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온 정순천 씨, 그는 소방공무원으로 은퇴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 자신이 받은 사랑을 고스란히 후배들과 그 가족에게 되돌려주는 따뜻한 선택을 했습니다. 

정순천 씨는 올해로 81세. 나이만큼이나 삶의 깊이도 짙은 이분은 1976년 소방 조직에 입문한 이후, 단 한 번도 시민의 곁을 떠난 적이 없었습니다. 화재 현장, 구조 현장, 때로는 한밤중 급박한 출동도 마다하지 않고 늘 ‘국민의 안전이 먼저다’는 자세로, 2003년까지 27년간 대전 지역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낸 영웅이셨죠.

 그가 마지막으로 맡았던 보직은 대전 서부소방서장(현 둔산소방서). 수많은 위급 상황 속에서도 침착함과 책임감으로 현장을 이끌며, 동료들에게는 ‘참된 리더’로, 시민들에겐 ‘믿음직한 소방관’으로 기억된 분입니다.

 그리고 지난 6월 13일, 정순천 씨는 대전소방본부를 찾아 장학금 1억 원을 기탁했습니다. 이 장학금은 순직하거나 공상을 입은 소방공무원 자녀들을 위해 사용된다고 합니다. 

기탁식에서 그는 담담하게 말했습니다.

“무사히 공직생활을 마칠 수 있었던 건 동료들의 지지와 협력 덕분이었어요.

대전소방에서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돌려드릴 수 있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평생을 헌신하고도 공을 내세우지 않는 그 모습이 참 소박하고도 큰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이번 기부는 본인의 뜻을 직접 소방본부에 전해 이뤄졌고, 기탁금은 ‘소방가족희망나눔’ 전용 계좌를 통해 ‘정순천 장학금’으로 따로 관리될 예정입니다. 그야말로 이름만 빌린 기부가 아니라, 하나 하나 뜻을 담아 계획하고 실천한 선행이죠.

 대전소방본부 김문용 본부장은 “정순천 선배님은 현직 시절에도 늘 앞장섰던 분이었습니다.

퇴직 후에도 우리 소방 가족들에게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셨습니다.”라며 깊은 존경과 감사를 전했습니다.

 이 장학금은 앞으로 대전 지역에서 순직하거나 다친 소방관들의 자녀들에게 학업지원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정 씨의 한마디처럼, “그저 받은 사랑을 다시 돌려주는 일”이라지만 그 안에는 27년간의 묵묵한 사명감, 동료애, 그리고 국민을 향한 진심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은퇴 후의 삶은 조용히 쉬고 누리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정순천 씨는 ‘나 하나의 무사함’에서 그치지 않고, 동료들을 위한 길, 후배들을 위한 길을 다시 열고 있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많은 소방 가족들이 이 기부를 통해 마음 한구석 위로와 용기를 얻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불길 속에서, 구조 현장에서, 누구보다 앞장섰던 그의 인생. 이제는 또 다른 방식으로 ‘생명을 지키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줍니다.

우리는 종종 ‘영웅’이라 하면 영화 속 인물을 떠올리지만, 사실 진짜 영웅은 우리 일상 가까이에 있습니다. 자신이 받은 사랑을 잊지 않고, 그 사랑을 다시 나눌 줄 아는 사람. 정순천 씨야말로 조용한 시대의 영웅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가 보여준 이 아름다운 마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바라며, 우리도 각자의 자리에서 받은 사랑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지 한 번쯤 생각해보는 하루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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