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죽기 전에 먹고 싶은 음식이 있다면?

가끔 이런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이게 뭐라고 이 질문을 받는 순간 짧게나마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질문의 의도는 그만큼 가장 좋아하는 음식을 묻는 것 일텐데 내가 꽂히는 부분은 '죽기 전에'라는 가정형이다.
이렇게나 극단적인 전제에 과연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할까?
과연 내가 마지막 식사를 제대로 느낄 수나 있을까 싶다.

그래서 나는 '이게 마지막 식사인 줄 모르고 먹는 일상의 밥상'으로 답을 정했다.
주부가 되고 나서 하는 그놈의 지긋지긋한 아침 식사 후 점심 뭐 먹지,
점심 식사 후 저녁 뭐 먹지, 설거지하면서 내일은 또 뭐 해 먹지라는
뫼비우스 띠 같은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는 일상이 어쩌면 제일 무난하고 행복한 시간인 것 같다.

물론 매 끼를 고민하고 해먹어야 한다는 건 괴롭다.
그런데 어쩌면 그 고민이 끝나는 순간, 해방감을 느끼겠지만
허무함도 함께 밀려올 것 같다.
그리고 내 성격상 나는 허무함에 더 깊이 빠질 걸 안다.

그래서 나는 징글징글한 그 고민을 투덜대며 항상 내뱉는
'대충 먹는 한 끼'가 내 마지막 끼니였으면 좋겠다.

- 문지영 저, <너의 해피엔딩을 응원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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