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마음을 가장 무겁게 만드는 건,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습관입니다. 의식적으로는 “남과 나를 비교하지 말자” 다짐하면서도, 무의식은 늘 그 반대의 길을 걷고 있더군요. SNS를 켜면 금세 그 습관이 도드라집니다. 나보다 더 화려한 삶을 사는 듯 보이는 사람들, 근사한 레스토랑 사진, 화려한 꽃다발, 깜짝 선물 같은 게시물들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속으로 나울질을 합니다.

“나도 충분히 행복하지, 우리 집도 괜찮지” 하고 스스로를 달래지만, 그 마음 한편에는 은근한 열등감이 스멀스멀 피어오릅니다.

작년 빼빼로 데이 주간에도 그랬습니다. 길을 걸으며 빼빼로를 안고 즐거워하는 사람들, 직접 만든 초콜릿 막대를 나누며 깔깔대는 연인들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손이 휴대폰으로 향했습니다. SNS는 더욱 떠들썩했는데, 연인에게 받은 화려한 선물 상자, 고급 초코렛, 손편지 사진들이 줄줄이 올라왔습니다. 그 속에서 “나는 어떤가” 하는 생각이 다시 고개를 들었습니다. 행복은 충분히 가까이에 있는데도, 남의 삶을 들여다보며 나를 비교하는 순간, 괜히 작아지는 마음이 서글펐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나의 빼빼로 데이는 그날 아침 식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전날 회식으로 늦게 들어온 남편은 평소보다 조금은 지쳐 보였습니다. 나는 여느 때처럼 새벽에 먼저 일어나 커피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그때, 식탁 위에 빨간색 네모난 상자가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게 눈에 들어왔습니다. 처음엔 무심코 지나쳤다가, 다시 눈길이 머물자 입가에 피식 미소가 번졌습니다.

 “여보, 이게 뭐야?”

 내가 묻자 남편은 속 쓰린 표정을 지으며 “어제 편의점에서 샀어.”라고 대답했습니다. 잔뜩 지친 얼굴로 꿀물을 들이켜던 남편의 모습이 어쩐지 안쓰러우면서도, 그 네모난 상자가 괜스레 제 마음을 따뜻하게 덮어 주었습니다.

 사실 평소 아이에게도 이런 날들은 그저 회사의 상술일 뿐이라고 말해왔습니다. “괜히 그런 날에 휘둘리지 말자, 먹고 싶을 때 사 먹는 게 낫다”라고 아이에게 훈계처럼 가르쳤죠.

하지만 막상 식탁 위에 놓인 그 네모난 상자 앞에서는, 나도 모르게 얼굴이 발그레해졌습니다. ‘굳이 이날을 챙기지 않아도 되는데…’ 하면서도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남편의 작은 정성에 안도와 기쁨이 동시에 일어났습니다.

 잠시 후, 방에서 나온 아이가 상자를 보자마자 소리쳤습니다.

 “와, 빼빼로다! 나 두 개, 엄마 하나, 아빠 하나 먹자!”

 아이의 천진난만한 목소리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져 나왔습니다. 어쩌면 나에게 그 빼빼로가 단순한 과자가 아니라, 남편의 마음이자 가족의 온기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문득 생각했습니다. 나는 왜 그렇게 SNS 속 타인과 나를 비교하며 불안해했을까요? 누군가의 화려한 꽃다발,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이 그 순간은 부러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른 아침의 따뜻한 커피 향, 아이의 천진한 웃음소리, 남편이 지친 몸을 이끌고도 편의점에서 챙겨온 빨간 상자 네 개가 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할 일인데, 나는 그 소중함을 종종 놓치고 있었던 것 같았죠.

 날씨가 부쩍 추워졌습니다. 따뜻한 집 안에서 털 옷을 걸치고 남편과 아이와 함께 빼빼로를 나눠 먹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행복은 SNS 속에 전시된 화려한 사진 속에 있지 않고, 곁에서 함께 웃고 있는 가족의 얼굴 속에 있다는 것을요.

 비교는 마음을 얼어붙게 하지만, 감사는 제 마음을 다시 녹입니다. 차가운 바람이 불수록, 이제 가족의 따뜻한 존재를 더 크게 느끼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앞으로 타인의 삶이 아니라 나의 삶에 더 집중하려 합니다. 눈부신 무언가가 아니어도, 가족의 사랑과 존재가 나를 충분히 행복하게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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